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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f my life

GRAPHIC WIZARD 2014. 4. 30. 20:58

 

Love of my life

 

 

신이 인간에게 실망했다.
신은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언젠가의 결정을…
그리고 그 결정을 위해 신은
인간의 사회에 천사를 보내었다.
"순결한 영혼이여, 사랑의 존재로 태어나라."
"인간에게 사랑을…."

 

<이별>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있었다. 둘은 연인 사이이다.
둘의 관계가 어느 정도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두 사람의 연애에서 처음 같은 느낌은 어느새 사라졌다.
남자는 다소 여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을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별을 얘기한다.

 

<만남>
한 남자가 「남산공원길」을 걷는다.
그를 앞서 달려가는 건강한 남자를 본다.
그를 앞서가는 어린이를 본다.
그리고 그 꼬마를 뒤쫓아 가는 강아지를 본다.
공원길 옆의 숲속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인다.
▷남자 : 야옹~
▷고양이 : (남자를 바라보다 자기 갈 길 간다.)
▷남자 : 캭-!
▷고양이 :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본다.)
이 남자를 한 여인이 앞서 달린다.
남자는 여인과 스치는 순간 그 여인의 모습이 스쳐간다.
달려가는 여인의 뒷모습이 측은하다. 남자가 따라 달린다.
두 남, 여는 경주하듯 런닝을 한다.
남자가 숨을 헐떡이며 여자에게 “잠깐… 잠깐만….”
여자가 뒤를 돌아본다. 남자가 좀 전에 느끼면서 스쳐 지나간 여인의 얼굴과 닮은 것 같다.
남자가 아무 말 없이 여자를 앞서 달린다. 여자도 달린다.
여자는 속으로 생각한다. ‘뭐야 이사람?’
「남산공원길」의 끝부분. 두 남여는 숨을 헐떡인다.
▷남자 : 왜 자꾸 달리는 거예요?
▷여자 : 그러는 그쪽은 왜 달리는 건데요?
▷남자 : 하- 하- 운동이 필요해서.
▷여자 : (이상한 사람이다.)

 

<이별2>
남산에서 달리던 두 남, 여는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대체로 남자가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잘해주는 관계이다.
언젠가의 여자가… 다른 사람에게 그랬던 것처럼.
때론 두 사람의 관계가 다소 엉뚱하기도 하다.
언젠가 여자가 남자에게 이별을 얘기한다.
이에 남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조심히 대답한다.
▷남자 : 나 같은 남자… 흔하지 않을 텐데?
여자가 이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1번과 2번, 3번으로 생각한다.
1번 : 아무 대꾸하지 않고 이별을 공식 선포한다.
2번 : 너 같은 남자 깔렸어, 착각 좀 그만해.
3번 : 나 같은 여자도 흔하지 않을 텐데?
여자는 3번을 선택했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위험을 감수하며 연인 관계를 지속한다.
남자는 여자의 익살스런 투정도 좋은가 보다.

 

<반지>
남자가 여자의 음성 메시지를 듣는다.
▷핸드폰 : "미안해~ 나 좀 늦을 것 같애."
▷남자 : 하여튼 맨 날 늦어.
남자와 여자는 남, 여 사이의 뻔한 데이트를 한다.
「N서울타워 광장」 초상화 그려주는 곳.
여자는 연인의 캐리커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
남자도 뻔한 데이트를 계속하기 좀 그래서…
좀 오래 앉아 있고도 싶어 캐리커처를 그린다.
▷화가 : 여자 친구 이름?, 남자 친구 이름?
화가는 연인의 캐리커처에 두 사람의 이름을 HY엽서체로 그려 넣는다.
두 사람은 남산을 내려와 「남산골 전통정원」으로 코스를 정한다.
▷남자 : 별 따줄까?
▷여자 : 서울 하늘에 별이 어딨어?
▷남자 : 큰 거 한두 개 즘은 있어. 저어~기!
▷여자 : 따와 봐.
▷남자 : 기다려.
남자가 나무 뒤에서 무언가를 당긴다.
여자, 뒤늦게 밤하늘에 떠있는 하트 모양의 풍선 하나를 발견한다.
하트 모양의 풍선이 점점 하강한다. 남자는 풍선에 반지를 매단다.
마치 처음부터 풍선에 반지를 매달아 놓았다는 듯이.

 

<발마사지>
남자와 여자 남자의 방에 있다.
여자, 매니큐어가 칠해진 발. 두 번째 발가락에 둥둥 떠 있는 풍선의 실을 매달고
▷여자 : 발 마사지 해줄까?
▷남자 : 어. (자신의 발을 마사지 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여자는 풍선을 매단 발로 누워 있는 남자의 복부를 문댄다.
누워 있는 남자는 여자의 발을 만진다.
▷남자 : (당신의 불행이 나로 인해 비켜 가길.)
여자는 발을 꼼지락 거리며 남자의 손을 피해, 남자의 가슴을 밟는다.
▷남자 : 으윽!
▷여자 : ㅋㅋㅋ
남자는 고통스러워한다.

 

<응급실>
남자를 둘러싸고 의사들이 모여 있다.
그 주위에 발가락에 하트 풍선을 매단 체
신발을 신고 응급실에 온 여자가 있다.
남자의 상태가 다소 진정되고,
여자, 신발을 벗어 발가락의 하트 풍선을 풀어낸다.
풀어진 하트 풍선은 병원 천장까지 올라간다.
병원 진단 결과 남자는 아프다.

 

<계단 길>
남자와 여자는 병원을 나와 남자의 집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말없이 계단을 오른다.
시멘트 계단에 두 사람의 발 딛는 소리.
평소에 한두 명 즘 지나가는 사람이 보였는데
오늘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다.
남자가 여자에게 준 하트 풍선을 물어뜯는다.
여자는 남자의 이상행동에 다소 놀란다.
남자가 풍선의 가스를 마시고 말한다.
▷남자 : 야~
▷여자 : (웃는다.)
▷남자 : 낄낄낄.

 

<소원을 말해봐>
▷여자 :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남자 : ….
▷여자 : 뭐든 얘기해 봐, 다 들어줄게.
▷남자 : (말없이 TV를 켠다.)
남자와 여자 말없이 TV를 본다.
TV에서 소녀시대가 노래한다.
▷남자 : 소원을 말해봐~
▷여자 : (미소 짓는다.)
남자는 여자를 보며 같이 미소 짓는다.
남자는 여자를 즐겁게 해주고 싶다.
자신을 위해 애쓰는 것 보다.
자신으로 인해 여자가 즐거웠으면 한다.
남자는 그런 마음으로 여자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데이트>
남자와 여자는 요 며칠 아무 곳이나 가본다.

 

-놀이공원-
남자와 여자는 바이킹을 타며 즐거워한다.
여자, 소리 지르는 모습이 씩씩하다.

 

-영화관-
남자와 여자는 무서운 영화를 본다.
여자, 놀라는 모습이 귀엽다.

 

-분식집-
남자와 여자는 김밥과 떡볶이를 말없이 먹고 있다.
여자, 떡볶이 먹는 모습이 복스럽다.

 

-성당-
남자와 여자는 성당에 가본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기도한다.
▷여자 : 저의 남은 삶을 이 사람에게…….
남자는 한동안 말을 잃고 있다.
▷남자 : 그런 기도는 들어줄 일이 없잖아요.
▷여자 : ……. (그대에게 사랑을….)

 

<놀이터>
남자와 여자 그네에 앉아 있다. 여자 살살 그네를 타고 있다.
▷남자 : 내놔요.
▷여자 : 뭘?
▷남자 : 제 마음 가져갔잖아요.
▷여자 : 우~ 닭살.
▷남자 : (미소 짖는다. 여자에게 손을 내민다.)
여자는 살살 그네를 타다, 남자의 손을 잡는다.
두 사람이 잡은 손에 의해 여자의 그네가 멈춰 선다.
▷남자 : (잡은 손을 놓는다.) 이제 다시 가져갔다.
▷여자 : …….
▷남자 :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
▷여자 : 왜?
남자와 여자 한동안 말이 없다.
▷남자 : 이제 자유롭고 싶어요.
▷여자 : (남자의 뺨을 때린다.) 그건 네가 할 말이 아니야.

 

<남자의 고뇌>
남자와 여자가 해어지고 며칠이 지났다.
남자는 홀로 앉아 한 곳에 초점 없는 시선을 두고 있다.
남자의 눈동자에 미래의 반지가 들어있다.
남자는 집에 홀로 걸어가며 생각한다.
‘집 앞에 그녀가 있었으면. 추운데 따뜻하게 맞아 줄 텐데…
…… 따뜻하게 맞아주고 싶을 텐데.’
집 앞에 복실 복실한 털장갑을 낀 그녀가 있다.
▷남자 : 왜… 왔어요.
남자는 말없이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리고 문을 닫는다.
여자는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여자 : 그 때 그 말은 진심이 아니었지?
▷남자 : ….
▷여자 : 나 안 보고 싶었어?
▷남자 : ….
▷여자 : 안아줘.
남자 여자를 껴않는다.
▷남자 : 보고 싶었어요. 사무치도록…. (복받쳐오는 감정을… 누르며)

 

<남자의 꿈>
복실 복실한 털의 강아지. 남자의 볼에 닿아 있다.
▷강아지 짖어댄다. : 왕! 왕!
▷여자를 닮은 강아지 : 왕, 왕! 왕!
남자 잠에서 깬다. 남자의 볼에는 여자가 꼈던 복실 복실한 털장갑이 있다.
“왕! 왕!” 강아지 소리.
창문을 열어 보니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날아가는 풍선을 보고 짖어댄다.
그녀가 없다.
그녀의 신발도 없다.
식탁의 메모.
▷메모 : 미안해요.

 

<불가능한 증거>
몇 년 후 남자는 건강해 졌다.
남자는 그동안 잊어 두었던 생각을 다시 끄집어내었다.
남자는 불가능한 생각에 불가능한 증거를 찾으려고 했다.
남자는 깨달았다. 자신의 생각이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만약 그 생각이 맞다면 그녀가 떠날 때 반지를 어떻게 했을까?
그 생각이 틀리다면 그녀는 반지를 버리거나,
내게 다시 주거나, 아니면 아직 갖고 있겠지.
남자는 자신의 불가능한 예감이 맞다면 자신의 반지를 어딘가에 버리면
그 반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에게 돌아와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반지를 버린다. 남자에게 반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의 불안감은 점점 줄어들었다.
자신의 병은 기적적으로 소생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반지를 버린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자신이 반지를 버린 장소에 돌아가 반지를 찾았지만
지금 이 곳에서 그 반지를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남자는 가끔 여자와 추억을 함께 했던 장소를 찾았다.
처음 그녀를 만났던 「남산공원길」
그녀에게 반지 선물을 하기 위해 풍선을 매달았던 나무.
그녀와 「N서울타워 광장」에서 캐리커처를 그렸던 곳.
그곳에 아직도 그 화가가 있었다.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남자는 홀로 초상화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완성한 화가가 남자에게 이름을 묻는다.
그리고… 화가가 예전 여자 친구 이름을 묻는다.
남자가 맞다고 대답한다. 화가가 남자에게 선물을 건넨다.
예전 그 화가에게 그렸던 남자와 여자의 캐리커처 그림이다.
▷화가 : 언젠가 이 남자가 그림을 그리러 오면 전해 주라고 부탁하더군.
  천사같이 예쁜 아가씨가 부탁하는 거여서 꼭 들어줘야겠더군.
  반지는 애프터서비스야.

 

<생각>
남자는 다시 어떤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감정은 불안감과는 다른 어떤 감정이었다.
예전 남자는 어떤 부정하고 싶은 예감을 느꼈다.
남자가 살아 있으면서 그 부정하고 싶은 예감은 불안감이 되었다.
그리고 남자는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이 불가능한 생각이라는 것을 직시했고
그녀가 살아 있고, 다만 자신을 떠났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남자는 현실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나에게 추억이 담긴 그림을 남겼어.
왜 나에게 직접 주지 않았을까?
내가 더 힘들어질까 봐?
내 감정을 책임질 필요는 없지.
그러니깐, 그랬을 수도. 그럴 수 있겠다.
나도 더 이상 그녀를 찾지 않는 게 그녀에게 좋겠지.

 

흠. 만약 내가 죽었다면… 그 사람은 계속 기다렸겠군.

 

나에게 그림을 남겼어….
내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
내가 안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
왜 반지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남자가 그림을 다시 살펴본다.
여자와 남자의 손가락에 반지가 그려져 있다.

 

남자의 눈에 비췬 반지는 눈물이 된다.
눈물은 반지가 되어 떨어진다.

 

-팅!-

 

<풍선별>
남자는 어느 날 갑작스런 감정의 불안함을 느낀다.
남자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든다.
남자가 휴대폰의 음성 메시지를 재생 시킨다.
▷핸드폰 : "미안해~ 나 좀 늦을 것 같애."
남자는 불안한 감정으로 밤을 지새운다. 남자는 거친 숨을 내쉬며 말한다.
▷남자 : 하아, 하아, 어쩌면 그곳에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거야.
남자는 풍선 하나를 나무에 매달고
예전 그녀에게 반지를 줬던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
하늘에 떠있는 풍선의 수가 하나씩 늘어난다.
          ·
벤츠에 다소 중년의 남자가 앉아 있다.
          ·
벤츠에 다소 노년의 남자가 앉아 있다.
          ·
벤츠에 더 이상 아무도 앉아 있지 않다.
          ·
          ·
          ·

 

 

<위험>

풍선을 들고 지하철을 타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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