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취도 (GW)

포토샵 수묵화 채색 기술 개발을 위해
오원 장승업의 호취도를 모작해 봤다.

트레이싱 모작을 하며 그림을 세부적으로 관찰했다.
호취도를 처음 봤을 땐 그저 두 마리 매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수묵화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졌다.

그림의 구성이 풍부하고 좋다.
먼저 두 마리 매가 그림을 주도하고,
큰 나무와 여러 식생들이 어우러져
그림이 심심하지 않고 풍부하다.
여러 종류의 식생을 그리면
자칫 그림이 너저분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장승업의 호취도는 그렇지 않고 다채로운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수묵화 특유의 여백의 미까지 갖고 있다.
아래에 있는 매는 다소 정적인 반면,
위에 있는 나뭇가지와 매는 역동적인 형태로 그려졌다.
나뭇가지와 매를 보면 부분적으로 완성하지 않고 남겨 놓거나, 간략화하여 그렸다.
현대 미술의 소묘에서도 중요한 부분은 자세히 묘사를 하고
다른 부분은 러프하게 남겨두어 미완성의 미학을 살리기도 한다.
장승업은 그 시대 수묵화에서 이런 감각까지 있었나!
붓선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그림을 표현다.
(나도 한번 문법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해 봤다.)

호취도를 모작하는 것이 힘들다.
원래 모작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냥 이 정도만 그리고자 한다.
일단 모작은 그리는 재미가 없다.
원작이 워낙 명작이고 포토샵으로 원하는 수준까지
수묵화 채색이 구현되어 작업물은 만족스럽다.